부산 생명의 숲 2019년 4월 복간호 발행
우리는 우리를 둘러 싼 금정산, 장산의 숲과 산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낀다. 반면 우리는 곳곳에서 쉽게 접하는 파괴된 부산외곽 순환도로나 금정구 신천부락의 울창하던 소나무의 파괴등 곳곳에서 벗겨지고 파괴된 산과 숲을 보고 어떤 안타까움이나 분노와 긴장감등 복합적인 불편부당함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사람은 왜 그러한 미감과 불쾌감과 같은 감흥이 우리를 둘러싼 환경으로부터 느끼게 되는 것인가 ?
첨예한 철학이론이 아니더라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인간의 감수성은 인간과 자연의 오랜 자연교섭사속에 축적된 생태문화의 발로일 것이다. 즉 잘 발달된 숲은 건강하고 평화로운 공동체의 유지에 필수적인 환경조건이 되어 준 결과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건강하고 잘 발달되고 생태계가 원활한 숲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삶의 유지를 위한 창조적인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리고 제 정신을 챙기는 것이다.
결국 인간은 숲과 함께 그들의 평화와 생명의 역사와 문화를 유지하였고 마을과 같은 생활의 근거지를 친구들과 함께 이루어 왔다. 반면 숲을 외면한 문명은 언제나 패퇴하였던 인류의 역사를 우리는 약간의 생태학적 감각만 있다면 쉽게 알아 볼 수 있다. 언제나 숲은 보기에 좋았다. 숲은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었고 , 마실 물을 주었고, 집을 제공하였고 옷을 주었다. 인간 존재의 모든 것은 결국 숲의 그늘, 그 언저리에 머물러야 하는 것이다.
범어사 아래 산 옆구리에서 “스텐 보로우“라는 런던에 사는 청년이 쓴 ”도시양봉“이라는 책을 5년 전에 읽고 시작한 양봉이 나에게 주는 큰 기쁨이 있다. 우선 뭔가 생생하게 스스로의 손으로 사람의 생존에 필요한 물질을 생산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벌이 가지고 있는 생태학적 역할이 너무나 엄청나다는 사실이다. 세 번째로는 곤충들에게서 느끼는 잔잔한 감동들이 너무나 쏠쏠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편 세계적으로 곤충의 세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는 생태학적 사실은 어떤 드러나지 않은 검고 커다란 두려움일 것이다. 세계적으로 벌이 빠르게 사라지는 한편 이미 우리나라의 토종벌은 거의 97% 이상이 멸종하였다는 사실이다. 벌은 농작물 수분의 80%를 담당할 정도로 인간의 생존과 생태계의 유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간이 4년 안에 멸종한다는 아인슈타인의 경고도 있다. 식량대란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의 숲에서는 벌의 위기와 함께 이미 다양한 곤충류의 사멸이 빠르게 진행 중이다.
곤충이 사라진다는 것은 우리에게 또는 호모사피엔스에게 어떤 의미인가. 지질학적 연구에 따르면 지구에는 지금까지 5번의 대 멸종사태가 있었다(대멸종은 전체 생물종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사태를 말함). 마지막 사건은 6500만 년 전 운석이 떨어져 공룡이 멸종한 제5차 대멸종사태이며, 이제 제6의 대전멸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의 6차 대멸종은 역대 최대가 될 공산이 크다.
5번의 대전멸 사건은 천재지변이 원인이라면 6번째는 천재지변과 무관하게 호모 사피엔스라는 한 종의 동물이 짧은 기간에 어마어마한 파괴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또 과거엔 동물만 멸종했고 식물은 사라지지 않아 회복이 빨랐다. 지금은 인간이 숲과 나무를 모두 잘라내서 식물조차 멸종 위기에 간다는 것이다. 생태 피라미드의 근저 뿌리를 이루는 것이 곤충의 세계인데 곤충이 사라지면 전면적인 생태게의 대붕괴가 있다는 것이다. 예상컨대 지금의 멸종추세가 이어진다면 100년도 안된 시간 안에 지구상의 모든 곤충은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우리 모두는 알고있다. 곤충은 모든 동물들의 먹이이다. 우선은 곤충을 먹는 새들이 사라질 것이다. 종국에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는 인간의 처지에 다다른다. 흔히 공룡의 멸종을 두고 큰 오해를 하기도 한다, 즉 “공룡이 우둔하여 생태계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여 멸종했다는”말이다. 그러나 실로 공룡은 위대한 생물이었다. 무려 2억년을 살았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떠한가. 불과 2백 만년도 안 되는 지질학적 연원은 그렇다 하더라도 불과 1만 년의 흔적을 가지고 공룡의 처지를 오해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를 둘러 싼 숲”은 인간존재의 의미를 환기하는 절대의 조건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숲의 의미와 가치를 느끼고, 배우고, 익히고 한편 알려야 한다. 우리는 숲의 친구가 되고 또는 숲의 기록자가 되기도 하고 또는 숲의 수호자가 되기도 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나는 부산생명의 숲, 회원이 되기를 잘 하였다고 생각한다.
2019/3/26. 금정산 아래 용성마을에서
상임대표 구 자 상
신훈 기자 | busanbiz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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